vol.81

당신의 삶엔 영감이 있나요?

“편집장님은 어디서 영감을 얻나요?”

올해로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컨셉진 에디터스쿨에서 나오는 단골 질문입니다. 3년 동안 반복된 질문이기에 이제는 그럴싸한 멋진 대답을 준비할 법도 한데,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늘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요.”라는 흔한 대답을 하곤 합니다.

제가 이렇게 평범한 영감의 원천을 이야기하고 나면 종종 수강생분들의 눈빛이 흔들리는 걸 느껴요. ‘그래도 잡지사를 8년간 운영한 사람이고 한 회사의 대표인데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의구심이 느껴지죠(웃음).

영감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참 신비하고 매력적입니다. 괜찮은 영감만 발견한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업무에 대한 고민이나 내 삶의 문제를 한순간에 해결해줄 것 같죠. 그래서 사람들 대부분이 괜찮은 영감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나 봅니다.

저는 잡지사 편집장이라는 직업 덕분에 평소 주위에서 영감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영감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삶에 어떤 존재인지 깊이 있게 생각해본 적이 딱히 없더라고요. 어쩌면 저도 영감이 주는 신비로운 환상에 젖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영감이란 무엇인가를 자주 고민했어요. 제게 영감은 어떤 일을 시작하게 하는 ‘동기부여’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상황과 인물의 감정을 발견하면, 그걸 컨셉진이나 브랜디드 콘텐츠에 적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그렇게 발견한 영감을 제 콘텐츠에 이리저리 적용하다 보면 어느새 저만의 새로운 콘텐츠가 완성되고요.

하지만 오로지 영감만으로 일을 마무리하지는 못합니다. 일을 시작할 때의 열정은 바쁜 스케줄과 피곤함,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금방 사그라들거든요. 그런 제가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힘은 컨셉진 이름에 먹칠하고 싶지 않다는 자존심, 회사를 운영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에요.

결국 제게 영감은 ‘어떤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부여’입니다. 그리고 그걸 완성시키는 건 책임감이고요. 저는 영감과 책임감, 이 두 가지가 모두 갖춰져 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게 영감은 어떤 존재인가요?

편집장 김경희